올해 4분기엔 아이패드가 데스크톱 PC 판매량을 넘어설 것이다."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24일(현지 시간) 실적 발표 직후 열린 컨퍼런스 콜에서 내뱉은 말이다. 몇몇 언론들은 '분기 순익 131억달러'란 어마어마한 성적표 못지 않게 팀 쿡의 이 발언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지난 분기 애플은 아이패드 1천540만대를 팔았다. 지난 2010년 4월 아이패드를 처음 내놓은 이래 누적 판매량은 5천500만대에 달한다.

지금 당장 이 수치를 PC 시장에 대입하면 어떻게 될까? 가트너가 집계한 지난 해 4분기 PC시장 규모는 총 9천220만대. 따라서 애플의 아이패드 판매량 1천540만대는 점유율 17%란 계산이 나온다.

이런 방식으로 계산할 경우 아이패드는 지난 해 6월엔 PC 시장 점유율 11%였다. 또 1년 전에 7%에 불과했다. 불과 1년 사이에 비중이 엄청나게 늘어난 것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경우 태블릿은 전체 PC시장의 25~30%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이패드가 PC 판매량을 넘어설 것"이란 팀 쿡 CEO의 발언은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애플의 이번 분기 실적이 의미를 갖는 것은 이런 대목이다. 한 마디로 PC의 시대가 서서히 저물고 포스트PC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는 것이다.

◆아이폰 비중 50% 넘어…아이패드도 20% 점유



애플의 제품별 실적을 살펴보면 이런 추세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일단 맥 부문 매출을 한번 살펴보자. 지난 1분기 애플의 맥 판매량은 519만8천대였다. 사상 처음으로 분기 PC 판매량 500만대를 돌파한 것. 맥북에어를 비롯한 히트 상품들이 계속 위세를 보인 때문이다.

하지만 애플의 전체 매출에서 맥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 그림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10% 수준에 머물렀다. 맥은 지난 해 6월 마감된 2011 회계연도 3분기에 처음으로 아이패드에 추월 당한 이래 격차가 계속 벌어지고 있다.

반면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iOS 기기들의 매출 비중은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일단 아이폰 관련 매출은 244억달러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3%에 이르고 있다.

아이패드 역시 91억달러를 조금 넘어서면서 매출 비중이 20%에 달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합할 경우 매출 비중이 73% 수준에 이르게 된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이런 추세를 토대로 "20년 전 마이크로소프트(MS)가 들고 나왔던 '가정의 모든 책상 위에 PC를' 이란 슬로건이 더 이상 의미를 갖기 힘들게 됐다고 지적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뿐 아니라 각종 안드로이드 기기를 계산에 넣을 경우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기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된다는 것이다.

◆아이패드의 'PC 카니벌리즘 본격화?



이 같은 수치는 최근 아이패드와 윈도PC의 수요 곡선을 비교 분석한 아심코의 보고서와 맞물려 상당한 관심을 모은다.

아심코는 최근 PC와 태블릿 등의 수요를 비교하면서 "흥미로운 점은 윈도의 감소 추이와 아이패드의 성장이 일치하고 있다는 점이다"고 주장했다. 그래프에서 맥과 아이패드를 합한 녹색 선이 이런 추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패드가 출시된 이후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은 PC 수요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윈도PC가 부진을 보이는 것은 일시적인 환경적 요인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해 4분기 PC 시장 추이를 발표한 가트너는 처음으로 '태블릿 효과'를 언급해 관심을 모았다. 소비자들의 주목도가 스마트폰, 미디어 태블릿 등 다른 미디어들로 분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애플의 2012 회계연도 1분기 실적은 이런 분석에 더욱 힘을 실어줬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한 가치가 있다. 이젠 명실상부한 '포스트 PC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주장을 조심스럽게 내놓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