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 연휴, 서바이벌 가이드 for 솔로 |
민족 최대 명절 설날, 그날이 다가오고 있다. 5일간의 황금연휴라지만 싱글들에게 긴 연휴는 마치 넘어야 할 산과 같다. 아직 만반의 준비를 하지 못한 ‘소외된 이웃’ 싱글을 위해 설날 연휴에도 혼자 잘 먹고 잘 노는 방법을 사회 반지하층이 제시하고자 한다.
한 때, 설날에 떡국을 먹으며 한 살, 한 살 나이 먹는 게 좋았던 시절도 있었다.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처럼 여겨져 마냥 설렜다. 부모님이 사준 꼬까옷 입고 친척 어른들이 집으로 몰려오면 그들을 향해 어설픈 절만 해도 평소 만져보기 힘든 거금의 용돈을 쥐어주시곤 했다. 어디 그 뿐인가 동그랑땡에 각종 전과 과일, 주전부리 등 설날 음식들이 부엌에 그득그득 넘쳐났다.
하지만, 그렇게 바라던 나이를 먹을 만큼 먹은 어른이 되고 보니 설날은 더 이상 반가운 날이 아니었다.
말인즉, 멋모르던 어릴 때나 좋았단 소리다. 특히, 당신이 미혼인데 거기에 애인도 없고 직장도 이렇다 하게 내세울 게 없다면 친척들에게 덕담을 가장한 육탄공격에 시달릴지도 모른다.
매년 싱글들이 연휴에 제일 듣기 싫은 말 1위는 다들 알다시피 “결혼 안하냐?” 여기에 한마디 더 보태 “벌써 서른이 넘었다고? 얼른 너희 부모님도 너 치워야 되는데”이다. 무슨 길바닥에 쌓인 눈도 아닌데 치우긴 어디로 치운단 말인가. 성호를 긋듯 마음속에 참을 인을 새겨 넣은 것도 여러 번 여기에 교통체증, 가사노동은 덤이다.
싱글들의 설날 보내기가 이렇다 팍팍 하다 보니 육탄공격을 피해 아예 설 연휴에 집에 안 내려가거나 여행을 떠나버리는 싱글족이 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집이 제사를 안 지내거나 사정이 여의치 않아 고향에 내려가지 못하는 싱글은 긴 연휴에 주구장창 남아도는 시간을 어떻게 때워야 할까?
그래서 싱글이 연휴에 살아남기 위한 락식주(樂食住)백서를 준비했다. 의(衣)는 일부러 뺐다. 어차피 집에서 다들 하나쯤 있는 무릎 나온 트레이닝이나 따뜻한 수면바지에 수면양말이면 연휴 내내 충분히 버티고도 남음이다.
樂(락), 이게 최선이다.
△혼자서도 잘해요 ‘보드게임’
연휴 내내 TV리모콘만 붙잡고 있을게 아니라면 혼자서도 얼마든지 가지고 놀 수 있는 보드게임 하나쯤 구비해놓자. 인터넷쇼핑몰에서 2만원 정도만 투자하면 1인용으로 즐길 수 있는 보드게임이 많다. 대체로 보드게임의 룰은 간단한 편이라 쉽게 게임에 빠져든다. 처음에는 별거 아니라고 얕잡아보지만 어느 순간 승부욕이 불끈 발동해 일명 자폐모드가 될 수 있으니 주의할 것.
1인용으로도 즐길 수 있는 보드게임으로는 앞뒤로만 움직여 빨간차를 탈출 시키는 러시아워, 악어를 피해 강을 건너야 하는 리버크로싱, 블록을 끼워 맞춰 입체모형을 만드는 소마큐브, 젠가 등을 추천한다.
△DVD없어도 최신작 본다 ’설 특선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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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설 특선영화 하면 성룡이나 이연걸 얼굴만 구경했지만 요즘은 공중파에서도 극장가에서 흥행한 최신작을 틀어준다. 인터넷에 ‘설특선영화’라고 검색만 해도 방송사, 시간대별로 보기 좋게 정리해났다.
올해 설날에는 일단 눈이 즐거운 영화들이 많다. 딸 바보라는 애칭까지 얻은 원빈의 ‘아저씨’와 강동원의 능청스런 연기가 일품인 ‘전우치’ 천만 관객을 기록한 재난영화 ‘해운대’ 2010년 영화기자들이 뽑은 최고의 영화 ‘시’등이 방송된다.
△All Night 미드(미국드라마)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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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방바닥과 조우해 X-ray 찍기를 원한다면 미드(미국드라마)만한 것도 없다. 시즌 별로 그동안 미처 다 챙겨보지 못한 미드를 작정하고 볼 수 있는 찬스다. 보고 싶었던 미드를 다 봤다면 영드(영국드라마), 일드(일본드라마)가 대기표 끊고 기다리고 있으니 알아서 취향대로 골라보자.
추천 미드로는 주인공이 사이코패스지만 연쇄살인범을 응징하는 내용의 ‘덱스터’ 초능력자들의 단체집합 ‘히어로즈’, 미드의 본좌급으로 매회 에피소드가 흥미진진한 ‘CSI과학수사대’ 시리즈 등이 있다.
△개인의 취향 ‘독립영화관 나들이'
설 연휴의 극장가는 이미 커플 점령지대다. 커플들로 북적 이는 그 곳에서 나는 누구? 또 여긴 어디? 라는 존재론적 고민에 빠지지 말고 애초에 발걸음을 자제하자. 이럴 때 평소 접하기 어려운 독립영화나 예술영화 한편 우아하게 볼 수 있는 기회다. 독립영화관은 멀티플렉스에서 느낄 수 없는 자신만의 색깔이 있어 혼자 영화를 감상하러 오는 관객도 많다.
독립영화관은 찾아보면 서울시내 곳곳에 많다. 대표적인 독립영화관으로는 시네큐브, 스폰지 하우스, 아트하우스 모모, 미로스페이스 등이 있다. 현재 씨네큐브 광화문에서 2011년 골든 글로브 노미네이트로 작품성을 인정받은 ‘아이엠 러브’가 상영 중이다.
食(식), 먹어야 산다
△편의점 습격사건
편의점은 24시간 연중무휴 불을 키고 싱글들을 따뜻하게 맞아준다. 게다가 요즘 편의점들은 단순히 커피, 담배, 삼각김밥만 파는 게 아니라 카페형 편의점으로 고급스러워지고 있는 추세. 셀프바까지 구비해 핫도그, 치킨, 닭꼬치 등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 냉동식품도 그 종류가 다양해 실제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파는 샐러드와 등갈비 립은 물론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는 곱창까지 등장했다. 어차피 외롭다면 속은 허하지 않게 먹을 거라도 잘 챙겨먹는 게 현명한 싱글 라이프다.
△오 땡큐! 카레
연휴 내내 패스트푸드와 배달음식으로 연명할 생각이 아니라면 직접 해먹는 편이 훨씬 싸게 먹힌다. 이럴 때일수록 괜히 나이 한 살 더 먹는다는 자괴감에 폭식은 금물. 음식솜씨가 영 아닌 사람도 쉽게 해먹을 수 있는 요리는 바로 카레다. 카레 한 소태 해놓으면 따끈하게 밥만 해 김치랑 먹으면 땡. 감자, 양파, 당근, 고기, 카레가루만 얼추 그럴싸한 때깔 고운 카레를 만들 수 있다. 어릴 때 엄마가 괜히 한달 내내 사골국을 먹인 게 아니다.
△24시간 기사식당
웬만한 식당은 설날 당일에는 문을 닫는다. 허나 기사식당만은 문을 연다. 엄마가 해준 밥이 그립다면 기사식당에서도 어느 정도 해결 가능하다.
住(주), 집 나가면 개고생
여행을 떠날 거였으면 진작 떠났어야 했다. 아쉬운 데로 럭셔리하게 호텔에서 보낼 수도 있지만 그도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다면 다 부질없다. 집에만 있기 답답해 괜히 밖에 나갔다 설날 데이트를 즐기는 커플들 때문에 더 우울해질 수 있다. 차라리 비슷한 처지의 싱글 친구들을 불러 홈파티 하는 것도 나름대로 아이디어. 과부사정 홀아비가 안다고 동지애도 쌓고 신세한탄하며 주정도 부릴 수 있으니 말이다.
아니면 이 참에 연휴 전날에 평소 고민하던 쁘띠성형을 과감하게 감행하거나 ‘점’을 빼는 피부과 시술을 받자. 일주일가량 씻지 말아야 해서 집 밖으로 나갈 일이 없으니 차라리 속은 편하다. 게다가 연휴가 끝나고 외모가 업그레이드 되면 허전한 옆구리가 다시 따뜻해질지도 모를 일이다.
듣는 순간 슬프면서 행복해진다는 유명한 말이 있다. “이 또한 곧 지나가리라.” 아무리 길어도 설 연휴는 지나간다. 별 도움이 되었든 안되었든 싱글들이여 긴 연휴 건투를 빌며 새해 복도 알아서 많이 챙기길 바란다.
미디어잇 홍효정 기자 honghong@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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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파워 허세를 부릴수잇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