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 제조사 “통신사가 탑재 요구”…의회, 진상조사
발단은 안드로이드 개발자인 트레버 에크하트가 지난주 유튜브에 올린 ‘캐리어 아이큐(CIQ)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는 동영상이었다. 이 영상은 에크하트가 사용하는 안드로이드폰인 에이치티시(HTC) ‘이보’에 실린 ‘캐리어 아이큐’라는 이름의 애플리케이션(앱)이 사용 정보를 고스란히 저장해 전송하는 것을 보여줬다. 문자메시지에서 인터넷 검색 정보까지, 말 그대로 사용자가 스마트폰으로 한 일거수일투족이 모두 전송되는 것이다. 이 앱은 사용자가 전혀 그 존재를 인지할 수 없고, 정보 전송을 막을 방법도 없다는 점에서 의혹은 더욱 커졌다.
에이치티시는 즉시 성명을 내고 이 앱은 미국 통신사의 요구에 따라 탑재했고, 앞으로 이 앱의 정보 전송을 막을 수 있는 설정을 넣겠다고 응답했다. 삼성도 일부 기기에 이 앱이 삽입된 것을 인정했다. 아이폰을 생산하는 애플은 그 전에는 이 앱을 사용했지만 iOS 5로 업그레이드하면서 작동을 중지시켰고 앞으로 있을 업데이트에서는 완전히 제거하겠다고 밝혔다.
여러 회사의 해명을 종합해 보면, 캐리어 아이큐는 통신회사인 스프린터, 에이티앤티(AT&T), 티(T)모바일의 요청에 따라 삽입됐고, 하드웨어 회사는 그 정보를 전혀 전송받지 못하고 있다. 통신사들은 스마트폰 사용 환경 개선을 위해 이런 정보를 수집하고 있으며,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해명하는 중이다. 캐리어 아이큐도 29일 성명을 발표해 이 앱이 문자메시지, 이메일 등을 저장하거나 전송하지 않으며 메시지가 정확히 보내지는지, 어떤 앱이 배터리를 얼마나 소진하는지 등을 추적할 뿐이라고 밝혔지만, 사용자들은 이 해명을 믿지 않는 분위기다. 캐리어 아이큐는 누리집에서 전세계 1억4000만대의 기기에서 자신들의 앱이 가동되고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이번 건은 올해 초 스마트폰이 위치정보를 저장해 사생활 침해 문제가 불거진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외신들은 지적하고 있다. 미 <포브스>는 지난 30일 “캐리어 아이큐가 이 정보들을 저장하고 있다면 이것은 도청이나 마찬가지”라며 “사용자들이 소송을 걸면 거액의 배상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상원의원 앨 프랭컨은 캐리어 아이큐사에 해명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내며 진상조사에 들어갔다.
국내 통신사들은 이 앱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명중이다. 에스케이티(SKT)는 “전혀 들어본 적 없는 사안”이라고 말했으며, 케이티(KT)도 “적용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