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들 은행들이 진정한 오픈뱅킹 서비스를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남아있다. 바로 공인인증서 문제다. 공인인증서는 정부가 안전한 금융거래를 위해 도입한 표준 X.509 인증서다. 공인인증서 그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다만 공인인증서가 액티브X 환경에서만 인식되게 만들어진 게 걸림돌이다. 액티브X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한 응용프로그램 자동설치 지원 기술이다. 윈도우와 익스플로러 사용 빈도가 상대적으로 다른 국가에 비해서 높은 국내에서는 지금까지는 금융거래시 액티브X 설치가 문제되지 않았다. 귀찮을 뿐이지 설치만 하면 웹에서 금융거래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마트폰, 태블릿 등 PC를 대신할 다양한 기기가 등장했고, 윈도우와 익스플로러가 아닌 환경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특정 환경에 최적화된 공인인증서를 바탕으로 한 금융거래 이용은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윈도우와 익스플로러를 사용하는 사용자와 아닌 사용자들간의 차별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오픈뱅킹을 도입한 상당수 은행관계자들은 “고객들이 다양한 환경에서도 금융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게 도와달라는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라며 “그래서 오픈뱅킹 서비스를 검토하고 도입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현재 선보이고 있는 오픈뱅킹 서비스는 완전하지 않다”라며 “공인인증서를 비롯 다른 전자결제방법이 등장하지 않는 이상 아직은 불완전한 오픈뱅킹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밖에 없다”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불완전한 오픈뱅킹 서비스는 무엇을 말하는 걸까. 국내 은행들이 선보이는 오픈뱅킹 서비스를 살펴보면 특이한 점이 있다.
진정한 오픈뱅킹이라고 한다면 정말 사용하고 있는 운영체제와 웹브라우저에 상관없이 웹에서 금융거래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상당수 국내 은행들은 플러그인 형태로 공인인증 전자서명프로그램을 설치하라고 제안하고 있다.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았을 경우엔 계좌조회, 이체 등 금융거래가 제한돼 사실상 오픈뱅킹 서비스를 누릴 수 없다. 말만 바뀌었을 뿐이지 금융 거래를 하는 사용자 입장에서는 윈도우와 익스플로러 환경 때처럼 전자서명 프로그램을 설치한 뒤에야 금융거래가 가능해진다. 그래서 일부 사용자들은 현행 오픈뱅킹을 오픈뱅킹이 아닌 ‘플러그인 뱅킹’이라고 부른다.